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은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을 잠시 내려두고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삭막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사계절의 감각에 위안을 얻습니다.
저 역시 ‘리틀 포레스트’를 보며 혜원과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훌쩍 떠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저에게 ‘리틀 포레스트’는 온전히 저만의 작은 숲이 되어주었습니다.
저도 여러분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숲이 되고자 ‘숲’이라는 닉네임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7월 7일, ‘소서(小暑)’는 24절기 중 열한 번째 절기로 ‘작은 더위’라 불립니다.
이 시기에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습도가 매우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창밖에는 거센 빗줄기가 땅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달콤한 과일과 시원한 채소가 풍성하게 수확되고, 하지(夏至) 무렵 모내기가 마무리된 모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작물 생장에 방해되는 것들을 다듬는 ‘논매기’를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출처 : 우리문화신문)
여름의 견딜 수 없는 뜨거움과 온몸이 축축해지는 습도 높은 날씨를 환영하는 분들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제가 좋아하는 명언 중 하나인데요. 여러분도 피할 수 없는 여름의 감각들을 온전히 느끼며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여름의 감각들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보기만 해도 뜨겁고 습한 초단편 영화 ‘로미오 : 눈을 가진 죄’를 소개하려 합니다.
(출처 : [2X9HD]구교환X이옥섭 채널)
(출처 : [2X9HD]구교환X이옥섭 채널)
영화는 주인공인 로미오가 전화를 거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헤어진 연인 ‘소정’이라는 인물에게 전화를 거는 것인데요.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보지만, 소정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로미오는 그런 그녀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겨둡니다.
이후 로미오는 일도 하고 밥도 먹으며 소정의 답을 기다려보지만 그녀는 여전히 묵묵부답 상태입니다. 음성메시지를 한 번 더 남긴 로미오는 결국 소정의 집 앞까지 찾아가 통화를 하게 됩니다.
(출처 : [2X9HD]구교환X이옥섭 채널)
통화 중 소정이 계속해서 불쾌하다는 표현을 내비침에도 불구하고 로미오는 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고 전화를 끝낸 로미오는 소정을 포기하지 못하고, 그녀를 보기 위해 자신의 눈알을 직접 꺼내는 기괴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출처 : [2X9HD]구교환X이옥섭 채널)
로미오는 소정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꺼낸 눈알을 계속해서 그녀의 집 창문으로 던져 올립니다. 그는 기괴한 행동을 벌이면서도 소정의 모습이 보임에 기뻐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맞았다며 소정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못합니다.
결국 로미오는 자신의 눈알을 밟는 것으로 비극적인 엔딩을 맞이합니다.
(출처 : [2X9HD]구교환X이옥섭 채널)
‘로미오 : 눈을 가진 죄’는 제가 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영화입니다. 저는 아직도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광기의 가까운 사랑과 집착 같은 습한 감정을 개성 넘치는 대사와 음악, 연출로 표현하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극 중 배경처럼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습한 공기가 날아다니는 여름이 찾아오면 유독 이 영화가 떠오릅니다.
님도 ‘로미오 : 눈을 가진죄’만이 줄 수 있는 신선한 여름의 감각을 즐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S. ‘로미오 : 눈을 가진 죄’는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재미가 있습니다. 꼭 자신만의 시각으로 감상한 뒤, 다른 분들의 감상과 비교해 보세요! 또 하나의 새로운 재미를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