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어느덧 10번째 무비레터네요. 이번 무비레터에서 인사드리게 된 에디터 로즈입니다.
님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아직도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지만 저는 그저 한국 영화를 좋아합니다. 이유 없는 끌림이라고 할까요? 청명 활동을 하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글과 함께 녹여낼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큰 덕분인지 좋아하는 외국 영화가 드문 편입니다. 그럼에도 인생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매년 다시 보는 외국 영화가 한 편 있는데요. 영화 <타이타닉>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잭과 로즈의 사랑을 절실히 그리고 있습니다. 3시간이나 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애절한 사랑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덧 엔딩크레딧을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열렬히 사랑하다’. 빨간 장미의 꽃말입니다. 잭을 열렬히 사랑했던 로즈, 님에게 영화에 대한 저의 열렬한 애정을 담아 가을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장미처럼 은은한 향이 글을 읽는 내내 남아있기를 소망합니다.
최근 들어 부쩍 차가워진 공기와 함께 옷차림이 바뀐 사람들을 보며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로는 24절기 중 열일곱 번째 절기로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절기입니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져 말 그대로 ‘찬 이슬’이 맺히는 시기인데요.
출처: 한국세시풍속사전
찬 이슬이 맺힐 만큼 차가워진 공기의 변화 때문인지 감정의 변화 또한 유독 심해지는 것 같아요. 가을밤의 차가운 바람이 쓸쓸한 감정을 깊게 감돌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한로의 날씨처럼 매 순간 변화하는 쓸쓸한 감정이 주인공에게 깊게 스며든 영화를 지금 소개하겠습니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증인>은 자폐를 소재로 2019년에 개봉한 정우성과 김향기 주연의 영화입니다.
“얘가 증인이라고? 장난해 지금?”
(극 中 순호(정우성)의 대사)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지우(김향기)가 목격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순호(정우성)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실력이 출중해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얻습니다. 이후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데요. 해당 사건은 은택(최종률)이 사망한 사건으로 가정부 미란(염혜란)이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목격자는 단 한 명, 자폐를 가진 지우만이 이 사건을 목격합니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미란은 자신이 죽인 것이 아닌 은택이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우는 미란이 은택을 죽인 것이라 주장합니다. 지우의 증언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자살로 보이는 정황 속에서 순호는 사건 당일 자세한 증언을 듣기 위해 수차례 지우를 찾아갑니다. 재판에서 승소하면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순호, 순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사건의 실마리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만호(김종수)가 아버지의 청부살인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지며 풀리게 됩니다. 아들이 아파 병원비가 필요했던 미란은 이를 받아들이고 살인을 계획하죠. 순호는 지우의 말과 아버지의 편지를 토대로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며 변호사의 의무를 어기고, 사건의 전말을 밝혀냅니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영화는 순호를 향한 지우의 마음이 물음표에서 시작해 마침표로 끝납니다. 물음표가 마침표로 변하기까지 그들은 얼마나 많은 변화와 어려움을 겪었을까요? 쓸쓸했던 지우의 물음이 마침표로 바뀌어 따뜻함을 찾을 때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변호사가 되어 사람을 돕는 좋은 일을 하고 싶었던 지우. 순호는 지우의 순수한 마음에 비친 자신의 신념을 바라보며 차가운 세상을 뒤로한 채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편견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억울하게 제가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저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믿지 못했고 제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저 자신만을 믿었으니까요. 그런데 증인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자기를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증인은 계속해서 진실만을 말했습니다. 다만 우리가, 제가 지우와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던 겁니다.”
(극 中 순호의 대사)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매 순간 차가웠을 지우의 계절. 마치 한로처럼 차가운 공기의 변화가 지우의 쓸쓸함을 감돌게 했을지도 모르지만, 증인이 되어 세상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던 지우의 계절이 앞으로는 따뜻하길 바랍니다.
각자의 세계를 존중하는 방법을 알게 된 순호에게 힘차게 달려가 안긴 지우. 한로의 시기를 보내며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순호와 지우의 온기가 님에게도 따스하게 전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가을밤의 찬 이슬을 담아
로즈 드림
절기에 맞춰 한국 영화를 전하는 잡지, <청명>의 여름가을호 텀블벅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세요!!